입사 초기에는 매뉴얼대로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는 데 집중했지만, 어느 순간부터 고객의 반응을 관찰하며 더 나은 방식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. 장거리 비행 중 한 승객께서 허리 통증으로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고, 제가 먼저 다가가 여분의 담요와 따뜻한 물을 함께 제공해 드렸습니다. 그 후에도 계속 상태를 살피며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챙겨 드렸고, 내리실 때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받았습니다. 그때 단순히 정해진 절차보다 작은 배려와 공감이 고객 경험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. 이후에는 보이지 않는 불편까지 먼저 살피려는 습관이 생겼고, 고객과의 거리도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.

기내에서 근무하다 보면 반복적으로 무언가를 요청하시는 승객을 마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. 처음에는 요청의 내용에만 집중했지만, 어느 날 한 승객과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건강 상 이유로 좌석 주변 환경에 예민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. 그 일을 계기로 승객이 ‘무엇을 원하시는지’보다 ‘왜 그런 요청을 하셨는지’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습니다. 지금은 승객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읽으며, 그에 맞는 방식으로 응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. 이런 작은 시선의 차이가 결국 ‘기억에 남는 응대’로 이어진다는 걸 직접 느꼈습니다.

매 비행 전 해당 비행편의 특이사항을 공유하는 객실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습니다. 그 과정에서 모든 승무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, 상황에 맞추어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집니다. 이처럼 작은 의견 하나라도 존중하는 수평적인 분위기 속에서 팀워크는 물론, 업무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

후배 승무원분들과 일을 할 때에는 제가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업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하려다 보니, 종종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쌓이곤 합니다.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한 후배님께서 어느 날 조심스럽게 다가와 “선배님,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.”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. 그 작은 한마디가 큰 울림으로 다가왔고, 팀워크란 단순한 역할 분담이 아니라 서로를 살피고 보완해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. 그 이후로는 혼자 모든 걸 책임지려 하기보다, 동료들과 더 유연하게 소통하고 함께 일하는 방식을 의식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.

객실승무원은 혼자보다 함께할 때 더 빛나는 직무라고 생각합니다. 에어프레미아는 그런 팀워크가 자연스럽게 실현되는 곳이며, 저 역시 서로를 진심으로 도우며 일하는 동료들 덕분에 일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. 그 과정 속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의 존재가 이 일의 의미를 더 깊게 만들어준다는 걸 매 순간 느낍니다. 이제는 저도 예비 프레미안 분들의 새로운 여정에서 든든한 동료로 함께하고 싶습니다.